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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국제시장> `아버지`라는 이름의 또다른 의미

별소녀 2014. 12. 30. 16:58

 

아버지라는 이름에  또 다른 의미

 

한국 근현대사를 살아오면서

한 소시민의 인생역정을 그린 영화다.

 

 

6. 25 사변과 그 후의 재건기, 파독광부, 베트남 전쟁,

1980년 이산가족 찾기 까지..

현대사의 질곡이 한 노인의 주름에 그대로 심어져 있다.

 

 

2남 2녀의 가정에 맏이로 태어난 덕수는

흥남부두 피난때 막내동생을 잃어버리고

아버지는 막내 동생을 찾겠다고 헤어진다.

 

 

고모가 사는 부산에 내려온 덕수네 가족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의 역정이 시작된다.

누군가 그 의미를 부여했는지,

어린 덕수는 장남이라는 이유 때문에

아버지가 없는 집안에 가장의 역할을 하게된다.

 

 

그의 절친! 딱 봐도 '오달수'다.

 

 

끼 많고 재주많은 친구 오달수 덕분에

덕수는 파독광부를 자청해서 가게된다.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서,

그리고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서다.

 

 

파독광부, 그리고 파독 간호사

독일에게 차관을 빌리면서 그 담보는

 독일로 노동력을 팔러간 광부와 간호사의 급여가 담보였다.

 

광산에서 그들이 살아야했던 처절함이 그려져 있다.

 

 

독일에서 한 눈에 반한 첫 여인.

그래도 덕수는 첫사랑에 골인한 것을 보면

어떤면에서는 성공한 인생(?)이다.

 

모두에게 똑 같은 국가관을 심어주던 때

우리 사회는 정해진 시간만 되면

국기 강하식을 하면서 모든 사람, 모든 차는 정지하고

애국가가 멈출때까지 오른손을 가슴에 얹어야 했다.

누군가는 그 시기를 그리워 하고 있는지 모른다.

 

 

가족은 그에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1980년 '이산가족 찾기'는 우리사회를 눈물바다로 만든 질곡의 역사가 빛어낸 이벤트였다.

온 가족이 텔레비전 앞에서 지켜보다가 가족을 찾으면 서로 울곤했다.

그때 이산가족도 없었던 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오히려 많이 우셨다.

그냥 가족이라는 그 끈끈함에 감정이입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자기삶이란 없고, 그냥 가족을 위해서 살아왔던 인생

우리는 그것을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이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 단지 맏이라는 이유만으로

윤덕수(황정민 분)가 떠 맡은 역할이었다.

 

어머니가 '사랑'이라면 아버지는 '희생'이고

둘의 교집합은 '책임'이었다.

 

처음으로 온 3대 가족이 함께(장인,장모, 처형 가족, 우리가족)

극장을 찾았다.

 

영화는 톰행크스가 주연한 '포레스트 검프'의 플롯을 닮았다.

깃털로 시작하는 포레스트 검프의 시작과 끝은

여기서 나비로 표현되었다.

포레스트 검프가 현대사의 터널을 통과하면서 한 개인의 삶과 역사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보여주 듯,

덕수가 살아온 삶에서 정주영회장이 스치고 앙드레 김이 지나간다.

흥남부두 피난, 파독 광부,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 찾기...

굵직한 현대사가 그의 인생으로 스쳐간다.

 

 

국제시장은 개봉 10일만에 4백만을 돌파했다.

이 파죽지세는 당분간 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와중에 영화에 대한 좌우 논란이 불 붙었다.

새마을 운동 시대, 개발독재 시대를 회고하자는...

즉 누구를 위해 헌정하는 영화아니냐 라는 논란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도 가볍다.

그러면 '변호인'은 누구를 위한 영화인가?

편가르기를 조장하는 사회, 이런 사회는 참으로 후전적이다.

허지웅씨의 한 마디가 또 좌우진영에 불을 지폈는 모양인데,

제발 좀 웃고지나갈 마음의 여유들을 가졌으면 좋겠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고 리영희 교수의 저작 제목이기도 하지만

우리 나라의 깨어있는 모든 지식인이 새겼으면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너무 극단들이 설쳐대고 있다.

극과 극은 동전의 양면, 즉 일맥상통이고 한통속이고 끼리끼리다.

그들의 논리는 아군아니면 적이다. 세상 참 단순하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것이 아니란 말이다.

제발 좀 그 얄팍한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큰 틀을 보고

사람을 보고 미래를 보자.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아버지를 더 많이 생각하게 한다.

나는 2살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때 나의 형제는 2남 2녀, 나는 막내였다.

그렇게 아버지, 어머니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았다.

어느날 아버지라는 사람이 다가왔을 때, 난 그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십여년전에 교통사고로 지금까지 병원에 누워있는 그를 보면서

원망도 많았었는데, 지금은 안쓰럽다.

머리를 다쳐서 가족들을 알아보지도 못한다.

그에게도 좋았던 시절이 있었을것이다.

그의 기억은 30대 초에 머물러 있다.

그때가 그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모처럼 잔잔한 영화 '국제시장'이 가족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아버지라는 이름을 다시 생각나게 했다.

 

병원에 누워 계시는 아버지를 찾아가야겠다.

'다 내려놓으라고, 열심히 사셨다고 조용히 건네야겠다'

아버지를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고는 내 몫이 아니었던것 같다.

 

다시한번 부연하면 영화는 영화로 받아들이면 된다.

영화가 좋고 싫은 것은 주관적인 것이다.

극단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다.

 

 

2014. 12. 27. CGV 죽전점에서  

출처 : ^^ 영종도 갈매기 ^^
글쓴이 : 영종도갈매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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